▲ 적극적 홍보를 하지 않은 LG전자만 경고를 받았다일 안하는 홍보팀이라는 오명을 갖게된 유래는 LG 20만원대 모니터에 들어간 '캘리브레이션' 기능 부터 시작됐다.
이 기능이 원래는 수백만 원대 모니터에 들어가는 기능인데 정작 LG는 캘리브레이션이 들어간 줄도 몰랐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어느고객이 LG에 문의를 해보니 캘리브레이션이 뭔지도 모르고 "그게 뭔데요?" 라고 했었다고 한다.
'그램' 사례도 있다. LG가 애플의 '맥에어'를 겨냥해 출시한 노트북 '그램'은 원래는 13인치가 주력이었다. 14인치 모델을 발표하면서 "1인치가 더 커져도 무게는 그대로 980그램" 이라고 광고를 했다. 그러나 누리꾼들이 실제로 무게를 재보니 963그램이었다. 공식 발표한 스펙보다 더 무게가 가벼웠던 것이다. 누리꾼들은 '(제대로)일 안하는 마케팅팀, 홍보팀'이라며 LG를 비판하기 보다는 작은 실수를 유쾌하게 즐겼다.
V10 스마트폰의 스펙 설명에서도 더 좋은 기능을 실수로 빼고 광고를 했다. 나중에 누리꾼들이 V10의 장점을 찾아내어 "LG 홍보팀도 모르는 V10의 5가지 매력"이라는 말이 인터넷에서 회자되었다.
최근에도 신형 스마트폰인 V30의 실제 스펙보다 더 가벼운 무게 사진이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라오면서 '일 안하는 LG 홍보팀'이 또 한 번 등장했다.
사실 '일 안하는 홍보팀'이라는 말은 누리꾼들이 LG의 작은 실수를 장난스럽게 희화화 시켰을뿐, 실제로 일을 안한다는 말은 아니다. 제품 스펙을 제대로 알리지 않은 것도 오롯이 홍보팀 실수만은 아니다. 제품 개발 부서, 마케팅 부서 등 여러 부서가 연관되어 있다. 그냥 상징적으로 홍보팀이 희생양이 된 것 뿐이다.
'일 안하는'홍보팀이 이번에는 일을 안해서 회사를 구했다는 그럴듯한 사건이 생겼다.
최근에 공정위는 과장 광고를 한 공기청정기 업체들에게 과징금을 부과했다.
적게는 600만 원부터 최고 5억 원까지 부과됐는데 LG전자는 제외됐다.
과장광고를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광고를 외부 매체에 하지 않고 LG홈페이지에만 했다. 당연히 광고효과가 낮았고 피해를 입은 소비자가 적었다. 공정위에 따르면 <광고 매체가 사업자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국한되어 소비자 유인효과가 약한 점 등을 고려>하여 경고만 했다고 밝혔다.
공정위의 이 발표는 누리꾼들의 관심 대상이 됐다. 수많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요즘 LG홍보팀 근황', 'LG홍보팀 일 안하길 잘했다', '일안해서 벌금 피해간 LG홍보팀' 등의 제목으로 게시글이 올라왔다.
댓글에는 LG전자 홍보팀의 과장 광고를 비난하는 댓글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LG홍보팀이 '적극적으로 일을 안해서'(외부 매체에 광고를 안해서) 과징금을 피해갔다고 유쾌해하는 분위기다.
▲ 누리꾼들의 반응 캡쳐이렇듯 일 안한다는 오명을 받고 있는 LG전자 홍보팀에 위기가 닥쳤다.
지난달 31일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는 일부 소비자들이 'LG 퓨리케어 정수기' 과장 광고에 대해 청원을 올리며 부적절한 광고를 내려달라고 요청하였다. 'LG전자가 모든 직수관을 교체해주고 매년 새것처럼 만들어 준다고 했지만 정작 뜨거운 물에 취약한 온수관은 교체해주지도 않고 물이 들어오는 원수유입관도 교체를 안해준다'고 불만을 토로한 것이다.
그보다 앞선 5월 9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LG전자의 ‘퓨리케어 정수기’광고 문구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 이를 제재할 예정인 것으로 밝힌 바 있다.
이제 LG전자 홍보팀이 나설 때가 되었다. 정수기에 불신하고 있는 소비자를 향해 해명하는 등 언론플레이도 해야 되고, 방심위의 제재에 대해서도 전방위적으로 대응을 해야 된다. 기업 홍보팀중에서 유일하게 누리꾼들의 '최애 홍보팀'이 된 LG홍보팀은 이제는 일 안하는 홍보팀이 아니라 응당 해야 될 일에 대해 실력을 입증해내야 되는 시험대에 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