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 뉴스=김효진 기자] 7월 2일 어제 자 주요 중앙일간지와 경기 지역 신문에 보기 드문 광고가 등장했다. 7월 1일부터 6.13 지방선거 당선인들의 공식적인 임기가 시작된 가운데 경기도의 신문광고가 대대적으로 실린 것이다. 광고는 새로운 경기를 함께 시작하자는 내용이 전부일뿐 별다른 이슈를 담고 있지 않다. ‘이재명 도지사’의 이름이나 ‘취임’이라는 단어는 쓰지 않았지만, 사실상 ‘이재명 도지사의 취임’을 알리는 광고라고 볼 수 있는 셈이다.
광역단체장이 취임하자마자 광고를 집행한 것, 그것도 중앙일간지와 주요 경제지까지 챙긴 것은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다.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한겨레, 경향신문, 한국일보, 매일경제 등 광고를 집행한 매체 숫자도 많거니와 각 매체가 가진 위치를 고려하면 광고 집행비로 비용이 꽤 들었을 것이다. 경기지역 버스 광고, 아파트 엘리베이터 광고와 포털 사이트 다음과 네이버에서 진행한 ‘내가 주는 임명장 이벤트’ 배너광고까지 포함하면 총광고비는 훨씬 더 높아진다.
장마와 북상 중인 태풍 때문에 긴급 재난 비용이 얼마나 발생할지 당장 예상할 수 없으므로 더욱 대비해야 하고, 지역 소외 계층이나 기타 긴박한 문제들이 즐비할 텐데도 업무 시작과 동시에 세금으로 상당한 비용을 써서 광고를 진행하는 게 적절한 일이었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조선일보 7월 2일 자에 실린 경기도 광고 (@조선닷컴 지면보기 서비스 캡쳐)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임진각 평화누리에서 진행하려던 취임식을 전격 취소하고 태풍 대비에 집중하기로 결정하는 등, 취임과 동시에 도민을 위해 일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경기도가 불법적으로 광고를 집행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광고 자체를 두고 무조건 비난할 수는 없는 일이다. 경기도를 이끌어가는 데 있어서 필요하다면 더 대대적으로 광고를 할 수 있고 더 큰 예산을 투입할 수 있다.
물론 세금으로 집행되는 광고인만큼 광고가 과연 적절한 집행인가에 대해서는 경기도와 경기도민이 함께 논의해 볼 필요는 있다. 경기도에서 열리는 행사처럼 다른 지역 사람들에게까지 알려야 하는 광고였는지, 중앙일간지와 경제지까지 집행할만한 광고였는지 등 따져볼 일이 있을 것이다. 그런 부분을 논외로 하고 생각해 봐도 이번 경기도의 광고는 많은 아쉬움을 남긴다.
무엇보다 광고는 타이밍이 아닐까. 아무리 좋은 광고도 적절한 때를 만나지 못하면 빛을 낼 수 없다. 경기도 광고는 태풍까지는 아니지만 축축한 장마를 피하지 못했다. 경기도에는 많은 비 피해가 발생하지 않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