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신문=김재일 기자] 자유한국당이 지난해 8월 의원 연찬회에서 "야당이 가져야 할 자세는 바로 '한 놈 만 팬다'라는 전략이다"라고 밝혀 논란이 된 적이 있었다.

영화 [주유소 습격 사건]에서 비롯된 '한 놈만 팬다'라는 유행어는 자유한국당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것인양 자유한국당은 수시로 이 전술을 언급한다.

지난해 유은혜 교육부 장관 청문회 때도 그렇고  2018년 국정감사에서도 '한 놈 만 패는' 끈기를 보이겠다고 했다.

그런데 자유한국당 외에도 한 놈만 패는 전술을 구사하는 매체가 있다. A라는 매체는 지난 몇 개월간 홍보부만 집중 공격하는 보도 태도를 견지해왔다.

A매체의 '한 놈 만 팬다'전략은 이렇다. 1. 어떤 기업의 리스크에 대해 보도 한다.  2. 기사에 대한  홍보부의 대응이 나타나면 A매체는 (곧바로 후속 보도를 통해) 3. 해당 기업 홍보부의 대응을 자세하게 열거하며 기사화 하는 식이다.

지금까지 나타난 주요 사례로는 A매체가 보도한  B기업의 부적절한 기사를 B기업 홍보부가 기사 밀어내기로 검색에서 안보이게 한다고 후속 보도하거나,  C기업에 대해 보도한뒤  C기업 홍보부의 어떤 직원이 A매체 기자와의 통화를 녹취한다고 후속 보도하기도 했다.

또 중견 D기업에 대해 보도를 한뒤  얼마 지나지 않아 후속보도를 통해 D기업 홍보부의  모직원이 A매체 기자의 비판적인 기사에 대해 광고 때문에 보도했느냐고 비아냥거렸다며 D기업  홍보 직원의 실명까지 거론하며 몰상식한 대응을 했다고 기사화 하기도 했다.  

또 A매체는 대기업인 E기업과 관련한 후속 기사에서 'E기업 홍보부'가 A매체 기사에 대해 강하게 논박했다는 식의 제목을 붙이기도 했다. 하지만 해당 기사의 본문 어디에도 논박했다던 E기업 홍보부는 등장하지 않는다. 

얼마전 A매체의 홍보부 때리기에 언급됐던 F기업의 홍보부 직원과 어렵사리 통화를 했다. 그 홍보부 직원은 기억하고 싶지도 않다고 했다. 한마디로 죽을 맛이라고 했다. 홍보부는 어느 매체건간에 자사에 비판적인 기사를 보도하면 어떤식으로든지 대응을 할 수 밖에 없는데 그 대응을 홍보부의 무능한 대응이라는식으로 왜곡하여 후속 보도하면  다른 부서에서도 홍보부를 진짜로 무능하게 생각할까봐 신경이 쓰인다고 했다.

A매체는 왜 홍보부만 집중적으로 공략할까? 이를 두고 은퇴한 모 홍보맨은 바로 홍보부가 언론매체의 돈줄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홍보부 길들이기를 통해서 다른 기업의 홍보부에게도 경종을 울리고 줄세우기를 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특정 기업의 리스크를 기사화 할 때 광고나 협찬으로 대응을 하는 홍보부는 가만 놔두고,  이와는 '다른' 대응을 하는 기업의 홍보부는 본보기 삼아 후속 보도의 주인공으로 등장시킨다는 것이다.

국내 기업중에서 가장 많은 광고 협찬비를 집행했던 삼성 미래전략실이 작년 초에 해체된 이후 광고매출이 감소한 언론사들이 많아졌다고 한다. 일부 언론사는 줄어든 매출을 만회하기 위해 또 다른 '한 놈'을 계속 찾아다니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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