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대선광고평론 호외 1] ※ 평가 기간: 2022년 2월 17일~2022년 2월 24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사진 유튜브 이재명 채널 캡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사진 유튜브 이재명 채널 캡처

[AP신문 = 황지예 기자] 지난 15일 민주당 이재명 후보 측에서 공개한 대선광고입니다.

<이재명이 보내는 첫번째 메시지 '이재명의 편지' 편>입니다.

광고는 이 후보의 내레이션으로 "이재명을 싫어하시는 분들께"라고 운을 띄우며 시작합니다.

"이재명은 말이 많아서, 공격적이라서, 어렵게 커서, 가족 문제가 복잡해서"라며 평소 이 후보에게 거론되던 부정적인 면들을 나열합니다.

​이 후보는 안다며 죄송하지만 한 번 더 생각해달라고 말합니다.  

누군가 말했습니다.

이재명은 흠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 상처가 많은 사람이라고, 그의 상처 대부분은 약자 편에서 싸우느라 생긴 것이라고.

위와 같은 내레이션과 함께 이 후보가 '통행 기본권 보장', '민자 도로 공정화' 등을 추진했던 경기도지사 시절 이미지가 등장합니다.

이어 이 후보는 "큰 미움이 있다 해도 더 큰 질문을 해주십시오"라고 촉구합니다.

​이후 '유능한 경제대통령'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코로나와 경제 위기 해결을 약속하며 광고는 끝이 납니다.

감성적인 배경음악과 흑백 스틸컷이 광고의 주를 이룹니다.

이후 이 후보는 '이재명의 진심' 등 '이재명이 보내는 메시지' 시리즈를 공개하며 선거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AP신문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이재명 광고 평점
ⓒAP신문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이재명 광고 평점

 

'셀프 디스', 리스크 높지만 효과적

"이재명을 싫어하는 분들께"로 운을 띄운다. 사진 유튜브 이재명 채널 캡처
"이재명을 싫어하는 분들께"로 운을 띄운다. 사진 유튜브 이재명 채널 캡처

AP광고평론가들은 본인의 흠을 나열하고 정면으로 직면하는 것을 이 광고의 가장 큰 특징으로 꼽았습니다.

평론가들은 이런 전략이 다소 리스크가 높지만 기존 대선 광고들과 차별화돼 인상적이라고 봤습니다.

이 광고는 후보의 흠을 외면하거나 회피하지 않는다. 오히려 정면으로 들이받으며 흠이 있지만 더 큰 그림을 보고 '저 좀 뽑아주세요'라고 말한다. 영상보다는 흑백 이미지를 나열해 무게를 더하고자 했고, '이동권 투쟁' 등 자신의 경쟁자가 갖지 못한 정치 경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전략을 통해 본인의 가벼운 이미지를 어느정도 탈피하고, 흠을 인정하는 '통 큰'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다.

이런 전략은 꽤나 합리적이다. 은연 중 소수자 정책(중대재해처벌법을 연상시키는 헬멧 이미지, 이동권 관련 프레스 이미지)을 과하지 않게 내포하고 있다. 또한 '위기에 강한 경제 대통령'을 키워드로 내걸어 여당 소속으로 현 정권을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본인의 정치 경력을 살리고 있다. 자극적이진 않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많은 층을 포섭하려고 하는 의지가 보인다.

- 홍산 평론가

자신을 둘러싼 문제들을 에둘러 피하기보다 정면으로 마주한 '셀프 디스'가 눈에 띈다. 감성적인 음악과 호소력 짙은 내레이션이 설득력을 높인다. 의도적으로 자막을 작게 노출해 후보를 부각한 방식도 효과적이다.

- 노광욱 평론가

또한 '유능한 경제대통령'이라는 슬로건이 이 후보가 정치인으로서 가진 지난 커리어를 강조하며 타 후보와 차별화되는 지점을 만든다는 분석도 존재합니다.

통행 기본권을 주장하는 경기도지사 시절. 사진 유튜브 이재명 채널 캡처
통행 기본권을 주장하는 경기도지사 시절. 사진 유튜브 이재명 채널 캡처

 

여당 소속의 후보자가 '유능한 경제대통령'이라는 슬로건 내세운 것이 인상적이다. 긍정적인 평을 받고 있는 지난 정치 커리어를 연상시키는 동시에 경쟁자의 단점을 부각시키기도 한다. 현장감이 느껴지는 흑백 사진을 슬라이드로 구성한 점, 그리고 편지를 읽는 듯한 구성과 내레이션이 장점과 진정성을 효과적으로 부각시킨다.

- 김종은 평론가

이번 평론의 정량적 평점은 모두 3점으로 유지했다. 중도를 지키기 위해서다. 이 광고는 한 마디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략을 사용했다. 과거와 달리 후보 간의 네거티브 전략과 자신만의 장점을 내세우는 전략이 오늘 날 대중에게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판단에 기반한 전략일 것이다. 이재명 후보는 본인의 가장 네거티브적인 '대장동' 의혹을 SNL 출연으로 희화화 시키면서 '무시'가 아닌 '사실이 아님'의 맥락을 만들었다. 

-이정구 평론가

자신의 부끄러운 부분을 전면에 배치해 정면돌파를 하려는 의지가 보인다. 기존에 상대방을 디스하거나 희망적인 공약 내용이 담긴 대선광고와 차별화를 두며 다큐멘터리 스타일로 제작됐다. 특히 화면 앵글을 통해 자기를 내세우지 않으며 조용한 일꾼으로 보이려는 의도를 담았다.

- 최상원 평론가

근거 다소 추상적이고 빈약해

하지만 많은 단점에도 불구하고 뽑아달라고 말하는데, 이때 근거가 다소 모호하고 빈약하다는 의견도 다수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사진 유튜브 이재명 채널 캡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사진 유튜브 이재명 채널 캡처

 

빛나는 장점은 단점을 멀게 한다. 그러나 부정적 이미지에 정면 돌파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부정 이슈를 되짚는 것은 인식의 전환을 유도한다 해도 리스크가 높은 방법이다. 단점을 이야기하는 것에 너무 많은 분량을 할애했고, 인식 변화를 유도하는 논리 근거도 다소 빈약하다.

- 김종은 평론가

"이재명을 싫어하는 분들께"로 시작하는 내레이션은 확실히 중도층과 반대층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한 서두다. 하지만 그 뒤에 이어지는 내용은 명확한 사실관계를 밝히기 보다 뭉뚱그려 표현함으로서 애둘러 본인의 단점을 알고 있지만, 잘하는 부분이 확실히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앞서 말한 똑똑해진 대중의 마음을 돌리기 위한 전략으로 본인의 단점을 표면화했지만, 실상 광고가 담고 있는 메시지가 이런 설득의 전환으로 이어질지는 투표가 결정할 일이다.

-이정구 평론가

감성적인 톤앤매너에 맞춘 메시지들은 추상적이라 구체성이 떨어진다. '유능한 경제대통령'을 언급하고 있지만 다른 메시지들과 연관성이 적고 애매하다. 후보가 정책과 유능함을 강조하고 있는 것에 비해 크리에이티브가 모호하고 응집력이 부족한 광고다.

- 노광욱 평론가

또한 최상원 평론가는 "화면의 거친 질감과 흑백톤이 조금 스산한 느낌이 나서 아쉽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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