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P신문 = 조수빈 기자] 삼성화재는 안내견학교 개교 32주년을 맞아 기념식을 개최하고, 시각장애인의 삶을 개선해온 안내견 사업의 성과를 돌아보는 자리를 마련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날 기념식은 경기도 용인 삼성화재 안내견학교에서 열렸으며, 퍼피워커, 시각장애인 파트너, 은퇴견 입양 가족, 안내견학교 훈련사 등 안내견의 전 생애를 함께한 이들이 참석했다.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과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문화 삼성화재 대표이사 사장도 행사에 참여했다.
삼성의 안내견 사업은 故 이건희 회장이 ‘신경영’을 선언한 1993년 6월을 기점으로, 같은 해 9월 본격화됐다. 이 회장은 “삼성이 처음으로 개를 기른다고 알려졌을 때 시선이 곱지 않았다”며, “이러한 노력이 우리 사회 전체로 퍼져 사회적 의식이 높아질 수 있도록 해보자는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는 장애인을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이는 복지의 개념을 기반으로 한 결정이었다.
삼성화재 안내견학교는 세계 유일의 기업 운영 안내견학교로, 1994년 첫 안내견 ‘바다’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총 308두의 안내견을 분양해왔으며, 현재 85두가 활동 중이다. 매년 평균 15두 내외가 분양되며, 시각장애 체험 행사 등 인식 개선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故 이건희 회장은 2002년 세계안내견협회로부터 공로상을 수상했으며, 안내견학교는 2024년 대한적십자사로부터 ‘적십자 인도장 금장’을 수상했다.
이스란 보건복지부 제1차관은 “장애인 보조견 양성과 인식 개선을 위해 힘써준 안내견학교와 자원봉사 가정, 훈련사들의 노고에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정부는 인식 개선과 함께 제도적 지원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32년 동안 안내견들은 파트너의 눈이자 가족, 친구로 함께해왔다”며, “이 여정이 희망과 기쁨으로 가득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연희 민주당 의원은 “안내견과 함께 보다 독립적인 삶을 선택한 시각장애인들께 따뜻한 응원의 마음을 전한다”며, "안내견과 파트너가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장애인 보조견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입법과 제도 개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언급했다.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은 “안내견이 허용받는 존재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우리 일상 속에서 함께하는 존재로 자리잡길 희망한다”며, “안내견의 봄날을 위해 은퇴 이후 새로운 견생을 비롯해 동물권 보호에 앞장설 것”이라고 전했다.
이수성 장애인먼저실천운동본부 이사장은 “안내견은 단순한 보조견이 아닌, 우리 사회의 품격과 따뜻함을 보여주는 상징”이라며, “안내견이 시각장애인의 곁을 지키며 세상과 소통하는 마중물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문화 삼성화재 사장은 “지난 32년간의 시간은 자원봉사자, 정부, 지자체 등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함께 하나된 걸음’으로 노력했기에 가능했다”며, “시각장애 파트너와 안내견이 사회의 구성원으로 생활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사회적 환경과 인식 개선을 위한 노력도 함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안내견은 생후 약 2년간의 훈련 기간과 7~8년간의 활동, 은퇴 후 노후 돌봄까지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삼성은 지난 32년간 시각장애인을 비롯해 자원봉사자, 정부, 국회, 지자체 등 각계각층과 함께 안내견 사업에 동참해 왔으며, 이를 통해 우리 사회의 ‘바람직한 변화’를 만들어 왔다.
안내견 자원봉사는 생후 약 2개월 된 강아지를 일반 가정에서 1년간 기르며 사회화 훈련을 돕는 ‘퍼피워킹’을 비롯해, 은퇴 안내견의 노후를 돌보는 ‘은퇴견 홈케어 봉사’, 우수한 안내견 탄생애 기여하는 ‘부모견 돌봄 봉사’ 등이 있다. 지금까지 퍼피워킹과 은퇴견, 부모견 봉사 가정은 누적 2800여 가구에 이른다.
보건복지부를 비롯한 정부와 국회는 안내견을 동반한 장애인이 택시, 버스, 식당, 호텔 등 대중교통과 공공장소를 이용할 때 정당한 이유 없이 출입을 거부할 경우 처벌하도록 법률을 개정해왔다. 특히 2025년 4월 무균실, 수술실, 조리장, 식품보관창고를 제외하고는 안내견의 출입이 자유롭도록 법령이 명확히 규정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시각장애인과 동반 출입국하는 안내견에 대해 광견병 항체 검사의 예외 규정을 적용해 검역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제도적 지원을 해왔다. 각 지자체도 장애인 보조견의 훈련과 보급, 시설 출입 편의를 지원하는 규정을 잇따라 신설했다.
대중매체 역시 드라마, 다큐멘터리, 예능, 기획기사 등 다양한 프로그램과 언론 보도를 통해 안내견과 시각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
기념식에서는 ‘안내견 분양식과 은퇴식’도 진행됐다. 퍼피워커 자원봉사자들과 작별한 안내견 8두는 시각장애인 파트너 8명과 함께 새 출발을 했으며, 은퇴견 5두는 홈케어 봉사자 가정으로 보내졌다.
이번에 분양된 안내견 중 ‘태백’은 김예지 의원의 네 번째 안내견으로 국회 활동에 동행하게 됐으며, 2024년 전국장애인체육대회 10km 마라톤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선지원 선수는 네 번째 안내견 ‘나리’와 함께한 소감으로 “긍정적 에너지를 주는 안내견 ‘나리’와 함께라면 세상 끝까지 달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삼성화재 안내견학교는 앞으로도 안내견 분양과 문화 확산을 통해 시각장애인이 보다 안전하고 독립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박태진 삼성화재 안내견학교 교장은 “한 걸음, 한 걸음이 누군가의 내일을 밝혀준다는 마음으로 안내견학교는 지난 32년을 걸어왔다”며, “앞으로도 이 같은 아름다운 동행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