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P신문 = 박수연 기자]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 한국지역 대회 'PWS(PUBG WEEKLY SERIES, 펍지 위클리 시리즈)' 페이즈 2에서 국제 대회 시드권을 향한 16개 팀의 희비가 극명하게 교차했다.
28일 서울 잠실 DN 콜로세움에서 치러진 크래프톤 주최 '2025 PWS 페이즈 2' 그랜드 파이널 데이 2 결과, 한국을 대표해 'PGS(PUBG Global Series, 펍지 글로벌 시리즈) 9·10'과 'PGC(PUBG Global Championship, 펍지 글로벌 챔피언십) 2025'에 나설 팀이 가려졌다.
특히, 이날 여섯 매치 내내 1위 DN 프릭스를 제외한 2위부터 9위까지 8개 팀의 진출 여부는 시시각각으로 요동치며, 그야말로 팬들을 울고 웃게 만들었다. 그 가운데서 배고파와 FN 포천은 활짝 웃은 반면, T1, 젠지, 디플러스 기아, 팬텀하츠 등은 고개를 숙여야 했다.
우선, 오는 10월 13일부터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PGS 9·10에는 페이즈 2 'KR PGC 포인트' 1~3위를 차지한 DN 프릭스, SGA 인천, FN 포천이 출전한다. 배고파의 경우 4위를 기록했지만, DN 프릭스가 글로벌 파트너 팀으로 자동 진출하게 된 만큼, 차순위 규정에 따라 극적으로 막차를 타게 됐다. 이에, 또 다른 글로벌 파트너 팀 젠지를 포함, 총 5개 팀이 한국을 대표해 PGS 9·10에 나선다.
아울러, 세계 최고 권위의 대회로 11월 28일부터 태국에서 개최되는 'PGC 2025'에는 시즌 누적 'KR PGC 포인트' 순위 1~4위를 기록한 DN 프릭스, T1, 배고파, FN 포천이 시드권을 거머쥐었다. 또 5위의 아즈라 펜타그램의 역시, DN 프릭스가 '글로벌 PGS 포인트' TOP 8의 자격으로 PGC 2025 직행을 예약한 만큼, 사실상 출전권 획득을 확정했다.
무엇보다, SGA 인천, FN 포천, 배고파는 파이널 스테이지 전까지 페이즈 2 'KR PGC 포인트' 순위가 각 12위, 10위, 7위에 머물렀지만, 이틀간 대분전으로 판도를 송두리째 바꿔 놓았다.
팬들에게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긴 것은 SGA 인천이었다. SGA 인천은 대다수 팬들의 예상을 깨고 첫날 50점으로 2위에 오른 것은 물론, 데이 2에서도 40점을 추가, 마지막까지 2위를 굳건히 지키며, 이번 파이널에서 자신들의 경기력이 결코 운이 아니었음을 입증했다.
FN 포천과 배고파는 치열한 순위 경쟁에서 마지막에 웃었다. 뿐만 아니라, 두 팀 모두 파이널 최종 순위를 3, 4위로 마치며, 희미해지는 듯했던 PGC 2025 진출권까지 함께 거머쥐웠다.
FN 포천의 경우, 데이 1을 5위로 마치며 페이즈 2 'KR PGC 포인트' 순위 4위에서 출발했지만, 매치 11 8위까지 떨어지며 'KR PGC 포인트' 순위 또한 9위까지 추락, 말레이시아행이 멀어지는 듯 했다. 그러나 마지막 매치에서 무려 20킬 치킨으로 30점을 쓸어 담으며 순위를 대폭 끌어 올렸다.
시즌 'KR PGC 포인트'로 결정되는 PGC 2025 시드권도 마찬가지였다. FN 포천은 11위까지 밀렸던 시즌 'KR PGC 포인트' 순위가 매치 12 한 경기로 4위까지 점프, 극적으로 태국행 비행기에도 오를 수 있게 됐다.
이에 FN 포천의 '치즈' 황지수 코치는 경기 직후 무대로 뛰어올라 선수들과 얼싸안으며 환호했다. 팀 내 맏형 '스타로드' 이종호 선수는 인터뷰에서 "마지막 매치 직후 팀원들에 대한 고마움에 울음이 터질 수밖에 없었다"며, "국제 무대에서도 오랫동안 생존하겠다"고 밝혔다.
배고파는 데이 1을 42점 3위로 마쳤지만, 이날 첫 두 매치에서 단 5점만을 추가, 8위까지 미끄러지며 'KR PGC 포인트' 페이즈2, 시즌 순위에서도 각 8위, 7위로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매치 9와 매치 10에서 11점, 15점의 두 자릿수 득점으로 반등, 아마추어 팀으로서 올 시즌 이스포츠 월드컵(EWC)을 제외한 모든 국제 무대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무엇보다 한국을 대표하는 레전드로 꼽히는 ‘피오’ 차승훈이 PGC 2023 이후 2년여 만에 세계 대회에 나서는 만큼, 팬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피오는 "세계 무대에서도 열심히 준비해 스토리를 쓰겠다"고 다짐했다.

반면, T1의 경우, PGC 2025 진출에는 무리가 없었지만, 파이널 최종 9위란 부진한 성적으로 페이즈 2 'KR PGC 포인트' 순위에서도 6위로 밀려나며 PGS 9·10 진출이 좌절됐다. 파이널에 앞서 49점으로 2위를 달리고 있었던 만큼, T1 팬들에게는 상당한 충격이다.
'헤더' 차지훈 선수 역시 "PGC 진출은 이미 사실상 확정된 상황이었던 만큼, PGS를 위해 많은 준비를 했지만 이런 결과를 보여드려 팬들께 죄송하다”며, "대회 내내 드러난 실수들을 보완하고 훈련을 거듭해 PGC에서는 반드시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고 강조했다.
T1보다 더 당혹스러운 것은 다름 아닌 EWC 준우승팀 젠지다. 젠지는 이날 최종 13위에 머물며, 파이널 전까지 나란히 3위였던 'KR PGC 포인트' 순위가 페이즈 2 9위, 시즌 8위로 추락했다.
다행히 글로벌 파트너 팀 자격으로 PGS 9·10에 나설 수 있는 만큼, 'PGS 포인트' TOP 8를 통해 PGC 진출을 노려볼 수 있다. 현재 젠지는 'PGS 포인트' 순위에서 210점으로 6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PGS 9·10은 우승 팀에 기존 300점이 아닌, 각각 400점, 480점이 부여되는 등, 기존보다 포인트가 크게 늘어났다. 즉, ‘PGS 포인트’ 순위 변동도 크게 요동칠 전망으로, 이에 젠지의 전략적 운영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디플러스 기아도 이날 첫 네 매치에서 두 자릿수 득점 행진을 이어가며, 1일차 부진을 딛고 PGS 9·10, PGC 2025 진출 기대감을 높였지만, 마지막 두 경기에서 총 4점만을 더하는 데 그쳐 땅을 쳐야만 했다. 특히, 'KR PGC 포인트' 최종 순위 페이즈 2 5위, 시즌 7위로 그 아쉬움이 더욱 컸다. 뿐만 아니라, 4년 연속 국가 대표에 이름을 올린 '서울' 조기열 선수를 또 다시 국제 무대에서 보지 못하게 된 데 대한 팬들의 실망감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팬텀하츠도 마찬가지다. 올해 창단 이후 많은 우여곡절 상황에서도 꾸준히 'KR PGC 포인트'를 획득하며 내친 김에 국제 대회 진출을 노렸으나, 이날 매치 11과 매치 12에서 잇따라 0점 '광탈',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한편, PGS 9은 오는 10월 13일부터 19일까지 말레이시아에서 치러지며, 총 상금 30만달러와 'PGS 포인트'를 두고 전 세계 24개 팀이 맞붙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