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제니가 갤럭시 노트20 미스틱 레드 제품을 바라보고 있다. 왼쪽 하단에 '제니의 빨간노트'라고 적혀 있다. 사진 KTㆍ삼성전자

[AP광고평론 #133]

※ 평가 기간: 8월 13일~8월 19일

[AP신문=하민지 기자] 일명 '제니 레드' 광고로 공전의 히트를 친 KT와 삼성전자가 또 다른 '제니 광고'를 공개했습니다. 제목은 '제니의 빨간노트'입니다.

전작은 갤럭시 S20+를 명품으로 보이게 하는 감각적인 분위기가 돋보인 광고였습니다. AP신문 광고평론가는 제니가 갤럭시 S20+의 촌스러운 빨간색을 고급스럽게 보이게 했다고 호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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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에 공개된 광고는 전작과 사뭇 다른 분위기입니다. 제니는 '청청 패션' 차림으로 청춘 영화의 한 장면 같은 분위기를 선보입니다. 배경음악 또한 시티팝으로 유명한 김현철의 '드라이브'가 쓰이면서 청량한 느낌이 잘 살아났습니다.

전작에서는 갤럭시 S20+를 내세웠다면 이번 광고에서는 갤럭시 노트20 미스틱 레드가 등장합니다. 이번에도 제니와 빨간색 갤럭시 조합입니다.

광고는 8월 23일 오후 5시를 기준으로 조회 수 천만 회를 돌파했습니다. 댓글에는 모델인 제니를 향한 호평이 가득합니다. 어떤 누리꾼은 "핸드폰 광고가 아닌 제니 영상을 보고 있는 것 같다"고도 이야기합니다.

AP신문 광고평론가는 누리꾼 의견처럼 제니는 너무 훌륭하지만 제니 빼면 남는 게 없는 광고라고 비판했습니다. 전작이 모델 효과가 뛰어났다며 호평받은 것과 상반된 평가를 받았습니다.

광고의 창의성, 광고 메시지의 명확성 모두 2.5점으로 낮은 편입니다.

KTㆍ삼성전자 광고 별점. 창의성 2.5, 명확성 2.5, 광고 효과의 적합성 3, 광고 모델의 적합성 4, 청각적 예술성 4, 시각적 예술성 4, 호감도 3

제니에게 묻어가겠다는 게으름

광고평론가는 광고에서 제니만 강조되고 제품 관련 이야기가 아무것도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톱스타에 얹혀 가겠다는 게으름마저 보인다고 비판했습니다.

이렇듯 모델에만 의존한 광고는 전형적인 스타 마케팅의 부작용이라는 평가입니다.

제니의 제니에 의한, 제니를 위한 광고. 제니 빼면 남는 게 아무것도 없는 크리에이티브다.

심지어 제품의 USP(unique selling point. 고유의 강점)가 뭔지 명확히 설명해 주지 않는다. 모든 수식어가 제니이기 때문이다.

광고를 처음 접했을 때는 제니의 영상 포트폴리오인 줄 알았다. 영상 처음부터 끝까지 제니만 보여주니 제니의 무엇이 특별해서 KTㆍ삼성전자 갤럭시 노트20 미스틱 레드와 붙어야 하는지 아무도 알 수 없는 광고가 돼버렸다.

빅 모델을 기용해 그냥 (빅 모델에게) 얹혀가겠다는 게으름이 덕지덕지 묻어나는 광고다.

홍산 평론가

모델에 의존한 광고. 상품의 USP보다 모델에 치중했다. 이미 제니 효과는 '다라이 레드'에서 다 사용됐는데 또다시 이런 광고를 보게 될 줄은.

다라이 레드 광고도 겨우 제니 효과라는 말로 포장됐다고 생각했다. 저 상품 자체가 '제니를 모델로 쓰려고 만든 상품은 아니겠지'하는 의문이 든다. '넷플릭스 3개월 무료 사용이란 장점이 (제품 장점의) 전부인가'하는 의문도 들 정도다.

주관적으로 느끼기엔 레트로 감성 노래에 모델 의상도 같은 맥락이고 무엇보다 제품 색상이 복고 레드라서 전반적으로 일관된 요소가 레트로 느낌이 나도록 설정한 건 이해가 되지만 KTㆍ삼성전자를 쓰는 제니를 광고하는 듯한 느낌은 왜일까.

한자영 평론가

크리에이티브, 메시지, 이미지가 모델 단 하나뿐인 광고. 제니 광고인지 KTㆍ삼성전자 광고인지. 화제성과 인지도는 보증되나 매출 효과는 확신할 수 없다.

대단히 배짱이 좋다. 광고 효과를 전적으로 모델에게 맡겨버렸기 때문이다.

KTㆍ삼성전자는 전작인 '제니 레드' 광고에 이어 이번 광고에서도 제니를 모델로 기용했다. 만점짜리 선택이다. 전작이 호평을 받았던 데다가 제니의 브랜드 평판이 최고를 기록하고 있으므로 그를 다시 기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모델인 제니는 전작에서 당당하고 우아한 이미지를 보여준 것과 다르게 이번에는 청순하고 친근한 매력을 보여줬다. 여기에 청량한 음악과 영상미가 모델의 매력을 극대화해 자꾸 보고 싶은 광고가 완성됐다.

실제로도 단기간에 높은 조회 수를 기록했고 광고를 볼 때 집중이 끝까지 유지된다는 점에서 소비자로부터 호감을 얻는 것에는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이 구매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광고 반응의 대부분이 "제니 얼굴 보러왔다"는 것이다. 실제로 광고가 서비스보다 모델에 강점을 둬 연출된 것이 사실이다.

서비스 가입 혜택은 인지하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게 지나갔다. 심지어 KT 가입자만 해당 제품을 살 수 있다는 가장 중요한 사실은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주변인에게 의견을 물어봤을 때도 제니 얼굴만 기억에 남는다, 폰은 보이지도 않았다는 반응이 다수였다.

전형적인 스타 마케팅의 부작용이다. 호평을 받았던 전작이 제품과 모델의 밸런스를 적절하게 맞췄다면, 이번 광고는 밸런스가 붕괴됐다.

박진희 평론가

광고 목적이 뭔지에 따라 평가가 갈릴 것이다. 타깃 소비자가 선망하는 모델로 화제를 불러일으키는 게 목표였다면 충분히 성공했다.

하지만 제품의 기능 혹은 KTㆍ삼성전자만의 '미스틱 레드' 컬러를 홍보할 목적이었다면 아쉬운 광고다. 제니 화보 영상. 제품은 사라졌다.

김정민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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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 의견도 있습니다. 김기섭 평론가는 "어떤 논리적인 설득이 아닌 감각적이고 예술적인 접근으로도 충분히 설득이 가능함을 보여준 광고. 모델과 배경음악 등 예술적 요소가 크리에이티브를 훌륭히 뒷받침해 줬다"고 호평했습니다.

박은지 평론가는 "KTㆍ삼성전자 뮤즈 제니의 예쁨, 우아함, 산뜻한 이미지를 활용했다. 말 그대로 예쁜 광고. 제품도 자연스럽게 보여줬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외에도 연출 면에서 부족한 부분을 짚어준 의견이 있었습니다.

김정민 평론가는 제품은 빨간색인데 광고화면은 푸른색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김 평론가는 "미스틱 레드 색상을 홍보하기에는 카피를 제외하면 광고 색감이 너무 청량하고 푸르다. 광고를 보고 나면 레드는 전혀 기억에 남지 않고 제니의 여름 화보로만 인식된다"고 비판했습니다.

전작 '제니 레드'가 흑백톤으로 연출해 빨간색을 돋보이게 했다는 평가와 상반됩니다. '제니의 빨간노트'에서는 전반적으로 푸른색으로 연출하며 '미스틱 레드' 색상을 강조하려고 했지만 오히려 미스틱 레드 색상이 돋보이지 않았다는 평가입니다.

김정민 평론가는 뉴트로 콘셉트도 신제품 광고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평가했습니다. 김 평론가는 "뉴트로 콘셉트에 맞춰 시티팝 배경음악과 청청 패션 의상이 등장한 건 약간 뜬금없다. 젊은 타깃이 소비하는 감성에 맞춰 제품을 포지셔닝한 것 같지만 명확한 연결고리가 없다. '최신 스마트폰이 뉴트로?'라는 의문이 남는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김 평론가는 "제품의 기능이 너무 간략하고 빠르게 지나가 전혀 각인되지 않는다"고도 비판했습니다.

박은지 평론가는 "아쉬운 건 광고가 자연스러운데 한번 맥 빠지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모델이 잘 등장하다가 중간에 나오는 '넷플릭스 3개월 무료' 메시지가 배치된 부분에서 부자연스러움이 느껴진다"고 평가했습니다.

박 평론가는 "넷플릭스 무료 서비스를 홍보하려고 했다면 모델이 넷플릭스를 감상하게 한다든지, 여러 방법이 있었을 텐데 1~2초 넷플릭스 로고가 뜨는 부분이 너무 어색하다 못해 맥이 끊긴다. 이 부분만 잘 넘겼다면 꽤 괜찮은 광고"라고 분석했습니다.

■ 크레딧
▷ 광고주: KT, 삼성전자
▷ 제작사: 제일기획
▷ 모델: 가수 블랙핑크 멤버 제니(YG엔터테인먼트)
▷ AE: 송상헌, 변중규, 임영식
▷ 아트디렉터: 김강민
▷ 조명감독: 김홍수
▷ 아트디렉터(스텝): 태수연
▷ 녹음실: 고릴라사운드

※ AP광고평론은 AP신문이 선정한 광고ㆍ홍보ㆍ미디어 분야 평론가의 날카롭고 통찰력 있는 분석을 정리해 전달해 드리는 코너입니다. 광고 제작자나 광고주가 의견을 보내주실 경우 기사에 반영합니다. 다음 138회~142회 기사에서는 신한카드, 미래에셋대우, 롯데칠성 처음처럼 FLEX, 기아자동차 카니발, 아시아나항공 광고를 평론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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