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신문 광고평론 No.1069]  평가 기간: 2024년 6월 14일~2024년 6월 21일

[AP신문 광고평론 No.1069]  헤이딜러의 새로운 모델 아이돌 '미쓰에이' 출신 배우 수지. 사진 헤이딜러 유튜브 캡처ⓒAP신문(AP뉴스)
[AP신문 광고평론 No.1069]  헤이딜러의 새로운 모델 아이돌 '미쓰에이' 출신 배우 수지. 사진 헤이딜러 유튜브 캡처ⓒAP신문(AP뉴스)

[AP신문 = 황지예 기자] 1069번째 AP신문 광고평론은 피알앤디컴퍼니 헤이딜러가 지난 6월 11일 공개한 광고입니다.

수지와 이정은이 모델입니다.

사람들이 모두 같은 복장을 하고 똑같이 생긴 사무실에 앉아서 일하고 있습니다.

사무실의 관리자인 듯 보이는 이정은이 등장해 "여러분 절대 밖을 보지 마세요. 주어진 틀에서만 사는 거예요. 얼마나 아늑해요. 그리고 그 속에서 가장 적당해 보이는 것을 선택해 사는 거예요"라며 사람들을 세뇌시킵니다.

이에 수지가 "싫은데"라고 대답합니다.

옷을 갈아입은 수지가 밖으로 나가며 더 넓은 세상이 있음을 보여주고, 여기에 '우리에겐 생각보다 많은 선택권이 있다'라는 내레이션이 더해집니다.

마지막엔 '중고차 새로 고침 헤이딜러'라는 슬로건으로 마무리됩니다.

AP신문 광고평론가 한줄평 (가나다순)

강지은: 수지로 바꾼 건 신의 한수, 그러나 여전히 아쉽다.

김기섭: 전 좋은데요?

김남균: 어려운 전달을 쉽게 해낸다

김석용: 표절, 첫 인상에서 반전된 실망감. 

홍산: 오마주와 냅다 베끼기 사이 아슬아슬 줄타기

홍종환: 새로운 모델, 새로운 전개, 새로운 기대

[AP신문 광고평론 No.1069]  ​​​​​​​헤이딜러 광고 ⓒAP신문(AP뉴스)
[AP신문 광고평론 No.1069]  헤이딜러 광고 ⓒAP신문(AP뉴스)

AP신문 광고평론가들은 광고 모델의 적합성에 4점을 주며, 수지가 새롭게 모델로 바뀌며 화제성을 불러 모았다고 평가했습니다.

광고 효과의 적합성이 3.7점으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명확성과 예술성 시각 부문은 3.5점을 기록했고, 예술성 청각 부문과 호감도는 3.2점을 받았습니다.

표절 논란의 여파로 창의성은 3점에 머물렀습니다.

총 평균은 3.4점으로 평이한 편입니다.

명백한 표절…실망스러워

해당 광고는 프랑스 영화감독 자크 타티의 '플레이타임(1967)'과 유사한 부분이 상당히 많아 온라인에서 표절이냐 아니냐를 두고 논란이 일었습니다.

이에 다수의 AP신문 광고평론가들은 이를 표절로 판단하며 실망스러움을 내비췄습니다.

[AP신문 광고평론 No.1069]  ​​​​​​​(위) 영화 '플레이타임'의 한 장면. (아래)헤이딜러 광고의 한 장면. 사진 헤이딜러, 덴루테바셀밧 유튜브 캡처ⓒAP신문(AP뉴스)
[AP신문 광고평론 No.1069]  (위) 영화 '플레이타임'의 한 장면. (아래)헤이딜러 광고의 한 장면. 사진 헤이딜러, 덴루테바셀밧 유튜브 캡처ⓒAP신문(AP뉴스)

표절이라고 본다. 첫 인상은 색다른 미장센과 색감, 귀에 꽂히는 배경음악, 천편일률에 대항하는 혁신적 메시지, 새 모델 수지의 활용, 두 모델의 연기력까지 모두 완성도가 높아서 인상적이었다. 헤이딜러의 성공 광고 계보가 이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온라인 댓글을 통해 영화 '플레이타임'과 표절 논란이 있음을 확인했고, 개인적으로 비교한 후 표절로 판단했다. 쉽게 알 만한 원작을 비틀어서 브랜드를 새롭게 드러내려 하기보다, 잘 모르는 먼 과거 작품을 따라한 후 브랜드 메시지만 얹은 느낌이라 사뭇 의도적이다.

미장센, 색감, 배경음악, 장면의 유사성이 짙고, 그러다보니 영상이 주는 지배적 인상도 유사하고, 결정적으로 근대 사회 및 주제의 표현 의도까지 유사하다. 영화 화면 위에 메시지를 얹었다고 해도, 패러디나 오마주라 해도 이렇게 제작한 의도가 납득되지 않는다. 성공 광고 계보를 잇던 헤이딜러도, 근래 해마다 표절시비가 끊이지 않는 제일기획도 자체 점검이 필요하다고 본다. 

- 김석용 평론가 (평점 1.9)

해당 광고가 영화 '플레이타임'의 키 비주얼을 그대로 가져와 화제가 됐다. 혹자는 이걸 '레퍼런스' 혹은 '오마주'라 일컫지만, 나는 '플레이타임'의 시퀀스와 헤이딜러의 키 비주얼을 비교했을 때 '플레이타임'의 시각적 구성이 그냥 좋아보여서 자체적인 해석 없이 냅다 베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오마주 광고를 이야기할 때 대표격으로 이야기되는 SSG 광고와 비교해도 이 광고 구성은 SSG가 에드워드 호퍼의 작품을 오마주한 것과 다른 결로 비주얼을 구성했다. SSG는 호퍼 작품의 구조적 구성과 톤앤매너를 실사로 해석해 가져온 데 반하여, 헤이딜러는 그냥 세트를 엄청 비슷하게 지어서 거기서 찍었다. 실은 우리 사회에서 어디까지가 레퍼런스·오마주이고 어디서부터 표절인지 합의가 이뤄져 있지 않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 광고는 좋아보이는 것을 '냅다 베끼기' 했다고 생각한다. 

- 홍산 평론가 (평점 3.1)

확실히 논란의 소지가 있어보인다. 오마주냐 표절이냐의 논란을 배제하고 평론을 하고자 했지만, 그 부분을 빼고서 논할 수가 없어 많이 아쉽다. 이전 탕웨이가 출연한 광고부터 시작해서 헤이딜러가 영화를 오마주해서 감각적인 연출에 어느 정도 브랜드톤을 잡아가고 있다 생각했는데, 이번 광고는 앵글부터 세팅, 연출이 너무 비슷해서 많이 실망스럽다.

헤이딜러가 중고차 구매에 많은 선택권을 주었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이를 풀어내기위한 스토리텔링, 연출에서 헤이딜러만의 색은 보이지않고 그저 '유명한 영화와 비슷하다'라는 감상밖에 남지 않는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감각스럽게 잘만들어진 광고라 생각하겠지만, 아는 사람이 보기엔 여기에 크리에이티브가 있을까 싶어 많이 아쉽다.

- 강지은 평론가 (평점 3.4)

뜨거운 감자…오히려 좋아

한편 김기섭 평론가는 표절 논란으로 광고가 대중의 입에 오르내리고 관심을 받는 것 자체가 좋다며 색다른 시각을 제시했습니다.

  헤이딜러 광고와 '플레이타임'의 유사성을 다룬 영상의 댓글들. 사진 덴루테바셀밧 유튜브 캡처ⓒAP신문(AP뉴스)
  헤이딜러 광고와 '플레이타임'의 유사성을 다룬 영상의 댓글들. 사진 덴루테바셀밧 유튜브 캡처ⓒAP신문(AP뉴스)

평론은 비판(비방X)을 위해 존재하는 것일까 생각하게 하는 캠페인. 현재(6월 28일 기준) 국내 최대 광고 아카이빙 사이트에 나와있는 이 캠페인의 댓글들이 오마주니 표절이니를 화두로 다루고 있다. 광고 자체가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라는 전제 아래 '티 안나게 베끼기'를 암묵적으로 합의해오지 않았는가. 아마도 이 광고 시안이 오픈 됐을 때, 광고주의 질문이나 내부 회의에서 '이거 이렇게 쓰는 거 문제 없을까요?' 하는 얘기도 나왔을 것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국내 광고는 '레퍼런스 큐레이팅'이 주류라고 생각하는데, 레퍼런스의 출처를 모르게 하는 것 자체에 피로도가 있으니, 이렇게 레퍼런스를 당당하게(?) 쓰는 것도 아주 좋은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수억 들여 찍는 광고가 관심도 못받고 사라지기 부지기수다. 캠페인이 아무리 흥행해야 한 해를 넘기기 힘든 시대인데, 이렇게 뜨거운 감자가 됐다는 것만으로도 좋은 캠페인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에 헤이딜러는 새로운 모델로 그 영화 감성의 세계관을 이어갔다. 그리고 한술 더 떠 틀에 갇히지 말라는 메시지까지 잊지 않고 던진다. 중고차에 대한 새로운 생각을 일관성 있게 던지는 이런 캠페인은 광고 역사에 한 방점을 찍지 않을까 생각한다.

- 김기섭 평론가 (평점 4.4)

광고 자체에 대한 평가도

그 외 표절 논란을 떠나 광고 자체로만 평가했을 때 모델이 바껴 신선하고, 광고의 메시지와 주제 전달 방식이 좋다는 의견도 존재합니다.

[AP신문 광고평론 No.1069]  ​​​​​​​이정은의 말에 반박하는 수지. 사진 헤이딜러 유튜브 캡처ⓒAP신문(AP뉴스)
[AP신문 광고평론 No.1069]  이정은의 말에 반박하는 수지. 사진 헤이딜러 유튜브 캡처ⓒAP신문(AP뉴스)

그동안 헤이딜러가 해온 영화를 모티브로 한 전개는 여전하다. 그래도 모델이 바뀐 만큼 신선하다. 톤앤매너도 적절히 변화했다. 전에는 모델이 부각됐다면, 이제는 메시지에 집중하게 하는 효과가 있어 보인다. 내레이션에 귀가 따라간다. 앞으로의 캠페인이 기대된다. 

- 홍종환 평론가 (평점 3.3)

규격화된 모던을 낱낱이 조명하는 기법은 우리를 자연스레 반발심이란 특별한 감정으로 이끈다. 이미 수차례 인류가 되풀이해온 이성과 낭만의 사상적 다툼을 시각적 연출 구조에 담았다. 어느 정도 니치하면서 어느 정도는 또 익숙한 클리셰가 있다. 그래서 결국 대중 이해가 이뤄진다. 사고의 틀을 깨부수고 싶다는 생각. 주류에 대한 관념을 낡고 못난 것으로 이끄는 감각. 전달이 어려운 것들이지만 너무나 쉽게 해내는 광고다. 헤이딜러는 똑똑하다.

- 김남균 평론가 (평점 4.4)

 ■ 크레딧

 ▷ 광고주 : 피알앤디컴퍼니 

 ▷ 광고주(담당자) : 이하은 문동민 이휘주 조수한 

 ▷ 대행사 : 제일기획 

 ▷ 제작사 : 것 

 ▷ 모델 : 이정은 수지 

 ▷ CD : 이슬기 

 ▷ CW : 이승용 박하빈 

 ▷ 아트디렉터 : 조석현 정재윤

 ▷ 감독 : 이현행 

 ▷ 모델에이젼시 : 메이드인플러스 

 ▷ 편집실 : 그루트 

 ▷ 편집자 : 이범석

 ▷ 2D업체 : 자이언트스텝 

 ▷ 2D(TD) : 나승희 황도경 양순식 서여경 박은주 이하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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