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광고평론 #214]
※ 평가 기간: 12월 10 일~12월 16일
[AP신문=황지예 기자] NH농협은행에서 지난 4일 공개한 광고입니다.
3분 50초의 긴 길이를 가진 광고로, 마치 한 편의 짧은 영화를 보는 듯합니다.
결혼한 딸의 집에 늙은 아버지가 찾아옵니다.
아버지는 새 구두를 사지 않고 낡은 구두를 신을 정도로 절약하며 모은 농협은행 적금 통장을 전셋집을 구하는 데에 보태 쓰라며 딸의 집에 두고 갑니다.
감동받은 딸은 '아빠와 어색해진 건 언제부터였을까'라며 지난 날을 회상하고 눈물을 흘립니다.
딸은 아버지를 위해 새 구두를 선물하고, 이때 광고는 딸이 농협카드 핸드폰 결제 시스템을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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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은행에서 딸의 은행으로'라는 카피로 전 세대를 아우르는 농협은행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AP광고평론가들은 광고가 딸과 아버지의 관계를 보여주는 방식이 다소 진부하다며 창의성에 2.5점, 광고 효과의 적합성에 2.5점의 낮은 점수를 줬습니다.
클리셰 범벅 진부함, 자식 세대 어필 못해
평론가들은 이 광고에서 무뚝뚝한 아버지와 아버지의 마음을 몰라주는 딸이라는 연출이 다소 진부해서, 자식 세대에 해당하는 고객들에게 어필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반전 없는 미괄식 광고다. 광고에서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로 도달하기까지가 너무 멀게 느껴진다. 클리셰로 점철된 스토리는 쉽게 다음 장면을 예상케한다. 이는 영화나 드라마와 다르게, 흥미를 유발하고 러닝 타임 내내 소비자를 집중시키는 것이 중요한 광고에서는 더욱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익숙한 이야기로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과 클리셰의 진부함은 한 끗 차이인데 (이 광고는 진부해서) 아쉽다. - 한자영 평론가
기존 광고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광고를 선보이던 보수적인 농협은행에서 요즘 트렌드에 발맞춰 웹드라마 형식의 긴 광고를 시도했다. '아빠의 은행에서 딸의 은행으로'라는 키카피는 오랜 역사를 보여주기에 좋았으나, 그것을 풀어내는 '어색한 아버지와 딸의 관계'라는 서사가 진부하고, 굳이 길게 풀어내야할 만큼의 서사도 존재하지 않아서 웹드라마와 광고의 사이 어딘가에서 방황하는 창작물이 돼버렸다. - 홍산 평론가
긴 러닝타임의 PR 광고가 실제 타깃에게 얼마나 유효할 지 의문이 든다. 또한 '미안하다 사랑한다'라는 커뮤니케이션 콘셉트를 광고에 잘 표현하지 못한 것 같다. '아버지 마음을 몰라주는 딸'이라는 전제도 상황을 조금 억지스럽게 만드는 부분이 있다. 농협은행은 광고를 적지 않게 하고 있는데 캠페인에는 지속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간과하지 말았으면 한다. 1회성으로 끝나는 캠페인은 브랜드 이미지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다른 경쟁 브랜드들은 지속적으로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노력한다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 김기섭 평론가
가족 코드로 소비자에게 감동 선사
반면 연말에 가족 코드를 사용해서 소비자의 공감대를 잘 겨냥했다는 호평도 존재합니다.
아버지와 딸의 이야기를 활용해 소비자와 공감대를 잘 자극한 광고다. 일상적인 소재들을 잘 활용해 감동 코드를 자극한다. 특히, 모델들의 연기 및 스토리텔링이 한 편의 단편 영화 같아 짧은 시간 안에 감정 이입이 잘된다. 다만, 광고 전개상 적금 상품이라는 제품과의 연결고리가 갑작스럽다는 느낌이 있다. 치킨을 사 퇴근하는 아버지의 모습보단 구두를 아끼며 딸을 위해 돈을 모은 모습을 강조하면 제품의 특성이 더 살아났을 것이다. 또한, 광고의 길이가 길어 30초 혹은 15초로 줄일 경우 이런 스토리텔링이 잘 전달될지 의문이 남는다. - 김정민 평론가
금융권 광고에서 흔히 다루는 소재인 가족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연말에는 유독 금융권에서 가족을 소재로 하는 바이럴 영상들이 공개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연말이라는 따뜻한 분위기 속에 느낄 수 있는 '가족과의 정'을 강조해 브랜드가 추구하는 인간적인 이미지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해당 광고 역시 가족을 소재로 해 소비자에게 감동을 선사한다. - 박은지 평론가
■ 크레딧
▷ 광고주: NH농협은행
▷ 대행사: 인터콤어소시에이션
▷ 제작사: 알로하필름
▷ 모델: 이은채ㆍ조민희ㆍ김경민ㆍ소아린ㆍ정서아ㆍ전병애
▷ AE: 정성우ㆍ이영식ㆍ김재은
▷ 편집자: 메이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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